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한국 문화와 전통요소들인 한복, 도깨비, 노리개, 갓, 신화적 캐릭터 등을 활용한 아름답고 멋진 영상에 세계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은 케데헌에서 봤던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
필자도 한국 문화 속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간접적인 행복감을 느껴 내심 흐뭇하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직도 여기저기 불친절한 서비스, 비위생적인 식품 제조, 바가지요금 등의 꼬리가 여전히 보이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예쁘고 아름답게 보고 있을 때 더욱더 좋은 모습으로 그들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각인시켰으면 좋겠다. 우리 국민 하나하나가 모두 대한민국의 홍보대사가 되어 멋지고 아름다운 나라, 세계인이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
얼마 전, 한 지하철역에서 도움을 청하는 할머니를 접하고 나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탑승장에 도착했을 때, 할머니는 젊은 커플에게 무엇인가 묻고 있었고 젊은 커플 중 남성이 반대쪽을 가리키며 건너편에서 타야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어떻게 건너가야 하는지를 물었고 젊은 남성은 위로 올라가는 계단과 밑으로 건너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였는데 자신감 없게 계단 쪽을 가리키며 얼버무리니 할머니가 어떠한 행동을 바로 취하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계단 쪽으로 급히 이동하고 있었다.
나는 순간 계단으로 올라가면 승차권을 내고 다시 구매 후 건너가지 않으면 관리실에 연락해서 문을 열어 달라는 요청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번거로움을 할머니가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빨리 할머니에게 다가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건너편으로 가시는 것이 더 편하다고 자신있게 안내했다. 할머니는 머리를 숙이시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에스컬레이터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할머니의 뒷모습을 본 뒤 열차에 탑승했다. 전동차가 출발하자 문득 후회가 나를 짓눌렀다. “조금만 더 할머니와 동행해서 올바르고 안전하게 건너편으로 찾아가실 수 있도록 끝까지 안내하지 않았을까. 바쁘지도 않았는데 나도 그런 친절한 안내를 받아봤었는데.”
지난겨울 아내와 함께 도쿄 여행 중 지하철 환승 지점을 몰라 지나가던 할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일본의 할머니는 다음 역에서 갈아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다음 역에 내렸지만 우리는 도무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헤매고 있는데 어디선가 그 할머니가 다시 나타나 올바른 방향을 안내해 주는 게 아닌가! 연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인사를 하고 한참을 걸어가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뒤를 돌아보니 할머니는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가슴이 뭉클해지며 손을 흔들고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해 그 할머니의 발걸음을 옮기게 했다.
지금도 끝까지 친절한 안내를 해준 할머니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런 나는 오늘 왜 그렇게 하지 않았어? 지금도 두 할머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양현교
현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푸드스쿨 교수
현 호텔관광경영학박사
현 사)한국호텔총지배인협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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