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는 가족들이 제주를 가자고 한다. 왜 하필 제주야? 물가도 비싸고 친절하지도 않은데 여러 번 제주도를 가봤지만, 갈 때마다 실망스러움이 더해 가는듯하다. 음식값은 비싸지고 숙박비도 오르기만 하는데 제주 사람들이 관광객을 대하는 정도가 더 까다로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지난해 여름 더위가 맹위를 부릴 때 호텔 로비에서 카카오T를 통하여 택시를 불렀다. 한참이 지나도 택시가 오지를 않더니 전화가 왔다. 퉁명스러운 말투로 “지금 어디 있어요?”라고 묻길래 “OO호텔 현관에 있다”고 했더니 “왜 거기에 있냐”고 한다.
카카오T를 통하여 호출을 하면 자동으로 호출자 위치가 입력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일이다. 호텔 직원이 주소를 불러주고 우여곡절 끝에 택시에 승차했다. 왜 주소를 잘못 입력해서 힘들게 하느냐고 택시 기사님에게 혼을 났다. 약속 시간이 임박하여 아무런 말도 없이 가다 보니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야단을 맞았지? 내가 내 돈 내고 제주에 왔는데 이런 대접을 받으며 제주에 와야 하나?
다음 날 아침 고급 호텔은 아니지만 조식이 포함된 숙박이기에 식당에 가서 차려진 음식을 보고 너무 황당함을 느꼈다. 쌓여 있는 라면과 함께 라면제조기 옆에 김치 한 그릇과 전기밥통에 담긴 밥이 전부였다. 너무 초라한 차림을 보고 주위를 돌아봤다. 혹시 외국 사람들이 있을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알아보니 손님이 많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차릴 수가 없단다. 차라리 없는 게 당연해 보였다. 손님이 많으면 제대로 차린다는 말인데 제대로 차려놓고 손님을 기다려야지 준비도 해 놓지 않고 손님 오기를 기다리는 듯하여 안타까움이 많이 남았다.
지금 제주는 떨어진 위상과 이미지를 개선해야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다. 내국인 관광객이 외면하는 관광지는 외국인에게도 결국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일본 입국 한국 관광객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증가해 가는데 제주 입국 내국인 관광객 수는 떨어져만 간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에서 큰 노력을 하고 있지만 민관이 따로 움직이는 듯하여 안타까움이 크다.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 제주를 위하여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첫째, 비싼 음식 가격이다. 하루에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을 먹어야 하는데 부담이 될 만큼 비싸다. 따라서 관에서는 업주들이 왜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듣고 그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착한가격업소를 현재보다 더 발굴하여 적절한 가격과 완성도 높고 정성이 가득 담긴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업소가 부담스러워하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대신해 주면 어떨까.
둘째, 서비스 개선이다. 인간은 누구나 비용을 지출하면서 지출하는 비용보다 더 대접 받기를 원한다. 관광지 산업 대부분은 서비스업인데 서비스 없는 서비스업을 운영하고 있으니 대접받은 느낌을 받을 수 없다. 개인이 주도하고 각자 노력해서는 개선의 열매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인내심을 갖고 관 주도하에 다양한 혜택과 교육, 홍보, 계몽을 이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물고기를 잡으려면 물고기가 되어 보라“는 말이 있듯이 관광객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1인분 메뉴는 없으니 2인분을 주문하란다. 상황이 이러하니 아무리 곱게 말해도 나가라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세상이 바뀌고 있고 돈 내는 사람이 변하고 있는데 나는 내 방식대로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나는 제주를 사랑하고 외국 관광객들이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꼭 방문하고 싶어 하는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관광지이기를 바라는 애제주가이다. 단기 처방으로는 고쳐지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고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뀌어도 개선의 의지와 관광산업 증진을 위한 정해진 정책은 바뀌지 말아야 하고, 끊임없이 관광서비스업주를 비롯한 종사자들을 교육하고 설득해 나가야 ‘다시 가보고 싶은 제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양현교
현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푸드스쿨 교수
현 호텔관광경영학박사
현 사)한국호텔총지배인협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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