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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사람] ⑥ 술 좀 줄이자는 평범한 아저씨들의 훈훈한 하루 ‘품앗이’

“이왕이면 좋은 일 하자” 주저함 없이 한뜻으로 참여한 사람들

작성일 : 2025.01.22 22:20

작성자 : 박창규 기자 (sisa0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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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은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곳이라는 수식어처럼 수많은 사람이 모이고 거쳐 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도시 속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인사이드충청은 특별기획 ‘공간과 사람’을 통해 천안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문을 열고 들어오셔서 무슨 행사냐고 묻고 신분을 밝혔을 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기자라는 말에 깜짝 놀랐어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초대했고 오늘 하루 즐겁게 놀고 가라고 공간을 열어줬습니다. 그 이상 설명하기가 어려웠어요.”

우연히 뭉클한 감정이 찾아온 하루가 됐습니다. 취재를 위해 지나던 길목에서 우연히 이들을 발견했고, 궁금한 것을 못 참아 던진 한 마디의 물음이 따뜻한 정을 나누기 시작한 사람들을 만나게 했습니다. 커다란 키즈카페를 가득 채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 뒤로 살짝 비뚤어 걸린 현수막에는 ‘품앗이 사랑나눔행사’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동안 비정기적으로 나눔에 참여했지만 본격적으로 크게 판을 벌인 건 오늘이 처음입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우리의 마음을 나누고 싶었는데 딱 걸려버린 걸까요? 대단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이왕 모인 사람들이니 회식으로 친목을 다지기 시작했지요. 그 자리에서 처음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새해에는 먹고 마시지만 말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품앗이’ 조철호 회장은 조금은 부끄러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사연은 이랬습니다. 지난해 11월 조 회장의 배우자와 함께 운영하는 천안시 직산읍 소재 키즈카페에 인솔자와 한 무리의 어린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입장료 계산을 돕고 보니 지역아동센터에서 방문한 것임을 알았다고 합니다.

“센터 아이들의 방문을 전해 듣고는 하루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품앗이 회원들에게 전하니 바로 계획이 세워졌어요. 키즈카페로 아이들을 초대하면 도시락을 제공하겠다. 아이들 간식과 센터에서 먹을 쌀을 기부하겠다. 라면도 오고 빵도 오고 삽시간에 오고 가는 이야기 속에 이 아저씨들이 신났더라구요.”

그렇게 2025년 1월 22일을 디데이로 잡았습니다. 이날 ‘공감 키즈카페’에는 ‘햇살가득파랑새지역아동센터’에서 22명의 아이들과 센터장 포함 5명의 인솔자가 찾아왔습니다. 키즈카페는 놀이에 신이 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이를 지켜보는 어른들의 훈훈한 미소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이일환 센터장은 남들보다 상기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개별적으로 들어오는 후원이 많이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특히 연초는 후원이 식어가는 시기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영업을 멈추고 아이들을 초대하고 선물까지 한가득 안겨주셨습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원성동 마을 안에서 우리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게 도움을 주셔서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품앗이 회원들은 앞으로도 십시일반 사랑을 계속 모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따뜻함을 전하겠다는 소박한 다짐을 전했습니다. 자신들 말고도 더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신문기사에 등장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들은 우리 지역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평범한 시민들입니다. 키즈카페를 가득 채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들의 표정을 더욱 환하게 만들었습니다.

“회식하다 술 좀 줄이고 뜻있는 일을 하자며 농담 같이 이야기 했지만 각자 마음속에 나눔의 씨앗이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빨리 실천에 옮겨질 줄 몰랐습니다. 각자 하는 일이 다르고 목표한 것도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주저함 없이 한뜻으로 참여한 우리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철호 회장은 자신들을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지칭했지만 이들의 훈훈한 마음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품앗이의 작은 나눔이 우리 사회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이런 훈훈한 스토리를 만들어주신 품앗이 회원분들의 이름을 공개해 봅니다.

영창산업 조철호 대표, SFA반도체 김솔규 과장, 하나마이크론 이기현 수석, 청경F&B 강조웅 대표, 정도에너텍 권현기 대표, SFA반도체 김광현 차장, 보스톤연합치과 김도형 부원장, 드림텍 김옥기 프로, 더노블천안한방병원 김주환 팀장, 여태훈 주택관리사, 티스테이션천안중앙점 이제형 대표, 미성코퍼레이션 장용철 총괄본부장, 에이치앤피로지스 최원섭 책임, 해솔관광 한상만 대표, 천안충무병원 김영일 과장, 권오구법률사무소 권오구 변호사, 골프존성성호수점 이상백 대표, 천안축산농협 이성우 팀장, LH천안아산사업단 김일환 차장, 어반이엔씨 박형욱 대표, 봉서산흑염소 박희찬 대표 이상 2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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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박창규 기자 010-8713-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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