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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사람] ④ 운명처럼 시작된 나눔 ‘사랑의 주먹밥’

매월 2·4째 주 토요일 주먹밥을 나눠주는 사람들의 이야기

작성일 : 2024.01.30 17:21 수정일 : 2024.02.02 17:36

작성자 : 박창규 기자 (sisa0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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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은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곳이라는 수식어처럼 수많은 사람이 모이고 거쳐 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도시 속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인사이드충청은 2024년 연중기획 ‘공간과 사람’을 통해 천안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여러분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아주 우연처럼 그리고 운명처럼 주먹밥 나눔이 시작됐습니다. 자원봉사에 참여하시는 분들도 모두 자발적으로 나와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주기 시작한지 벌써 4년 6개월이 지났네요. 전국에서 이곳 천안까지 와 묵묵히 봉사에 임하시는 분들이 참 고맙습니다.”

매월 2·4째 주 토요일이 되면 천안역 동부광장과 인접한 천안메트로관광호텔 앞은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호텔 앞 작은 공간에 간이 텐트가 세워지고 작은 공연이 펼쳐집니다. 아름다운 기타소리 혹은 노랫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 앞에서 한사람이 마이크를 들고 질서 있게 줄을 세웁니다. ‘사랑의 주먹밥 나눔’ 행사를 이끄는 류언근 대표입니다.

 

 

“2019년 8월 31일에 시작했으니 올해가 햇수로 5년째이고 오늘이 올해 첫 섬김입니다. 우연히 시작된 이 봉사가 펜데믹 3년 동안에도 코로나 감염 등의 불상사 없이 단 한 번도 중단되지 않고 계속됨에 감사드립니다. 제법 추운 날씨인데도 많이 오셨어요. 오늘은 주먹밥과 꽈배기를 준비했습니다.”

주먹밥은 지척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만듭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자원봉사자들이 매번 하는 일처럼 각자 자리를 잡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갓 지은 따끈한 밥과 재료를 섞고 나면 적당한 크기로 주먹밥을 만듭니다. 한쪽에서는 미리 준비한 생수병과 꽈배기를 소분하고 있습니다. 작은 비닐봉투에 담겨져 어르신들에게 전달됩니다.

“한국에서 일하다 큰 병을 얻은 외국인 노동자분의 사연을 알게 되었고 우리 회원들이 십시일반 치료비를 모금했습니다. 치료를 다 마치고 건강해진 모습을 그동안 도와주신 회원들에게 보여주자 해서 이 식당에 식사자리를 마련했어요. 보다시피 공간이 협소해 외부에 텐트를 치고 식탁을 꺼내놨지요. 그런데 한쪽 식탁에 근처 어르신들이 모여 앉기 시작했어요. 회원 한분이 안절부절 하면서 ‘쫓아야 할까요?’라고 물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래요. 저는 그분들 식사까지 마련해드려라 말하고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로 이 나눔을 기획했지요.”

정말 운명처럼 사랑의 주먹밥 나눔이 시작됐습니다. 함께할 자원봉사자를 모으고 십시일반 후원금으로 식재료를 준비했습니다. 봉사 초반에는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호텔로 향하는 길을 꽉 막으니 호텔 대표님께서 얼마나 화가 났겠어요. 그런데 이 나눔의 의미와 계속되는 봉사를 보시고는 지금은 정말 든든한 후원자가 되셨어요. 주위에서도 점점 호응해주셨습니다.”

류언근 대표는 조건 없이 봉사에 동참해주고 협력해주시는 수많은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 나눔을 처음 시작하면서 우리가 더 이상 주먹밥을 만들지 못하게 되면 과감히 끝내리라 결심했어요. 그런데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 후원자들이 계속 도움을 주시고 있습니다. 오늘도 멀리 의왕시에서 가수 박남정씨의 어머님이 오셨어요. 매번 빠지지 않고 봉사에 임해주고 계십니다.”

사랑의 주먹밥 나눔 행사를 진행하는 류언근 대표와 자원봉사자들의 바람은 소박합니다.

“누구든지 사랑의 주먹밥 나눔에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못하시더라도 사랑의 주먹밥 나눔 소식을 들으시면 함께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사랑과 나눔의 따뜻함을 느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봉사자들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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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박창규 기자 010-8713-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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