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안용주 칼럼] 감어인(鑑於人)과 MKGK

작성일 : 2026.01.16 10:07 수정일 : 2026.01.16 10:26

작성자 : 박창규 기자 (sisa0412@naver.com)

페이스북 카카오톡 라인 밴드 주소복사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라는 말이 있다. 알기 쉽게 말하자면 ‘늙은 생강이 맵다’는 말로 대신할 수도 있으리라. 인문학은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공부에 뜻을 두고 대학원을 시작한 시점을 생각하면 36년이라는 세월 동안 상대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영화 혹은 드라마를 보더라도 습관적으로 대사 한마디, 자막에 사용된 번역어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족과 대화 중에도 단어의 선택에 비교적 민감하다 보니 가끔 갈등이 발생하곤 한다. 굳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단어가 가진 중의성(重義性, ambiguity) 때문이다.

‘기질(氣質)’은 호모사피엔스로서 면면히 이어진 DNA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행동과 정서 반응에 있어 거의 변화가 없다. ‘가치관(價値觀)’은 ‘의식적 목표와 신념 체계로 문화와 환경, 살아온 경험’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결정 후에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주관(主觀)’은 개인적 해석과 자의성 영역이기 때문에 주어진 환경과 문화에 따라 변화하기 쉽다.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지나치게 편협했던 적이 있다. ‘저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나?’, ‘너나 잘하세요’라며 비난하듯 흰자위를 드러내며 애써 외면했던 적도 많았다. 그러던 2009년 진실은 묻힌 채 온갖 음모가 난무하던 와중에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로 생(生)을 마감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세간에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 관련 광우병 위험으로 촛불시위가 촉발되었고, 임기 초반부터 대폭 하락한 지지율 국면을 막고자 노무현 대통령을 무리하게 수사하게 했다는 비난이 일었고, 실제로 당시 국정원장 원세훈의 지시로 심리전단을 만들어 여론조작 활동을 벌였다는 것이 밝혀져 4년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원세훈 지시 문건에는 ‘노 전(前) 대통령 서거의 책임이 좌파에 있다는 것을 알리라’는 지시가 있었고, ‘좌파 제압 논리를 개발해 사이버심리전을 전개했다’는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다(한겨레 2017-08-28 기사 참조). 故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에 만든 홈페이지가 ‘사람사는 세상’이다. 대한민국 엘리트라는 집단이 대통령을 조롱하던 단어 ‘고졸(高卒) 대통령’ 노무현이 꿈꿨던 ‘사람사는 세상’은 ‘사람 중심의 공정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상징하는 구호’로 자리 잡았다. 나의 카톡 이름은 오늘도 ‘사람사는 세상을 넘어’다. 지금은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이 故 노무현 대통령의 못다 한 꿈을 잇고 있다.

카톡 이름 아래에 짧은 글귀를 적을 수 있는 곳을 ‘상태 메시지’라고 부른다. 어느 시점이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방하착(放下着)이라는 글귀를 바꾼 적이 없다. 불교에서는 ‘내려놓아라’고 가르친다. 마음속 집착, 번뇌, 욕심을 모두 비우고 자유로워지라는 가르침이다. 불교에서는 인간 고통의 근본 원인을 3독(三毒) 즉, 탐(貪:탐욕), 진(瞋:성냄), 치(痴:어리석음)라고 가르친다. 

어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연합(UN) 산하의 31개 기구, 비유엔 기구 35개 등 총 66개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는 각서에 서명했다는 뉴스가 고막을 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미군을 동원해 체포하고 뉴욕으로 압송하는 사건이 발생한 지 4일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미국영토로 편입시키기 위해 그린란드 시민 한 명당 10만달러 현금지급을 검토 중이라는 속보가 뜬다. 미국이 2차대전을 거치면서 함께 지키자고 만든 국제연합(UN)의 위상을 제 발로 걷어차는 것은, 18세기 이전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제국주의’시대로의 환원을 선언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외치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의 정체다. 

미국은 더 이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에 대해 비난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이 타이완에 상륙한다고 해도 비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본이 독도를 침공해도 제국주의 논리가, 힘의 논리가 우선한다는 전제다. 윤석열이 아직도 대통령이었다면 대한민국의 내일은, 아니 오늘 하루조차 버티지 못했을 것이 자명하다.

힘(國力)을 기르자. 힘이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세상이 열렸다. 필요하면 뺏는다. 포식자의 탐욕은 절대로 닫히지 않는다. ‘늑대의 자유는 사슴의 죽음’이다. 트럼프는 21세기를 ‘네오 제국주의’시대로 되돌리고 있다. 군사력, 경제력, 외교 압박을 통해 다른 나라의 영토, 자원, 정치, 안보 등을 사실상 통제하는 새로운 방식의 식민지 개척을 빠르게 전개하고 있다.

살아남으려면 “Make Korea Great Korea”가 살길이다.


 

안용주

전 선문대학교 국제레저관광학과 교수
전 대전관광공사 상임이사
현 (사)한국지역혁신네트워크 이사장

 


 

 

 

제보 : sisa0412@naver.com
문의 : 박창규 기자 010-8713-5751

페이스북 카카오톡 라인 밴드
칼럼 최신 기사
  • 최신 기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