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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기적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학야구 왕중왕전 4강 팀이다!”

구미대, 대학야구 왕중왕전 4강서 연세대에 패배…12명의 기적이 보여준 감동

작성일 : 2025.09.15 22:11 수정일 : 2025.09.15 23:05

작성자 : 박창규 기자 (sisa0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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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취재본부 / 박창규 기자] 12명의 선수로 대학야구 왕중왕전 4강에 오른 구미대학교가 기적의 행보를 멈췄다. 결승 진출 문턱에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구미대는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4강에서 연세대에게 3-5로 패했다.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12명의 기적은 아름다웠다.

구미대는 1회초 2점을 선취하며 앞서나갔다. 1번 이남훈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2번 강병찬이 볼넷을 골라 나갔다. 하지만 3번 이유민이 삼진을 당하며 투아웃으로 몰렸다.

그러나 4번 고승현이 우전안타로 찬스를 살려냈고, 5번 강주니가 좌중간 2루타를 치며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2-0으로 앞서갔다.

 

모든 선수들이 수비를 나가 텅빈 구미대 덕아웃 모습.

 

구미대의 마운드는 안성민이 지켰다. 3회말까지 안타 2개를 내줬지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구미대 벤치와 응원석은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하지만 선취점 이후 구미대 타선은 연세대 마운드와 수비에 꽁꽁 묶이면서 7회초 공격까지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그사이 4회와 5회, 6회 연거푸 실점하면서 3-5로 역전을 허용했다. 수비 실수 하나가 실점으로 이어진 것이 뼈아팠다.

구미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새벽 일찍 전세 버스를 타고 온 응원단의 환호에 보답하듯 끈질기게 연세대를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원망스럽게도 잘 맞은 타구가 연거푸 수비 정면을 향하며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간절한 마음으로 타석을 응시하고 있는 구미대 선수들.

 

8회초 쫓아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1아웃 상황에서 2번 강병찬이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갔고, 3번 이유민의 1루 땅볼을 틈타 득점권으로 이동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4번 고승현이 우전안타를 쳐내며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2아웃 주자 1루, 점수는 3-5. 큰 타구 하나면 동점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에서 5번 강주니가 좌중간으로 큰 포물선을 그렸다. 순간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한참 날아간 타구는 담장 앞에서 외야수 글러브에 잡히고 말았다. 환호가 탄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구미대는 연세대의 8회말 공격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낸 뒤 9회초 마지막 공격에 돌입했다. 응원단과 덕아웃의 간절한 마음은 타석을 향했다.

선두타자 안현준이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7번 김건욱의 강한 타구가 수비 에러로 이어지며 1루를 차지했다. 이어 도루에 성공해 2루로 진출했지만 후속타자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구미대에게는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았다.

 

어쩌면 마지막 타자가 될 수도 있는 투수 류인학이 타석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등장한 타자는 투수 류인학이었다. 선발 안성민이 5이닝을 투구하고 물러난 뒤 지명타자가 없어지며 투수가 타석에 서야 했다. 구미대 마지막 타자 류인학은 아쉽게 삼진으로 돌아섰다.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구미대 선수들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영진 구미대 감독은 선수들의 어깨를 토닥이며 “잘했다. 우리는 충분히 잘했다.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12명의 선수들이 만들었던 기적은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이날 구미대 마운드에는 총 네 명의 투수가 등판 했다. 3루수 안현준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뒤 좌익수로 갔다 3루수로 경기를 마쳤다. 좌익수 김후명은 세 번째 투수로 공을 뿌린 뒤 좌익수로 돌아갔다. 선발라인업 아홉명 중 네 명이 멀티포지션을 소화했다.

 

 

경기가 끝난 덕아웃에서 박영진 감독을 만났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다만 적은 인원으로 왕중왕전을 치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많은 투구수 등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멀리서 응원을 와주신 학부모님과 대학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빠져나온 구미대 선수단은 응원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환하게 웃었다. 기적의 여정은 끝났지만 더 큰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구미로 돌아가는 버스에 탑승하던 선수들이 다시 내려 셀카를 찍으며 마지막을 추억했다. 그들은 힘차게 외쳤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학야구 왕중왕전 4강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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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박창규 기자 010-8713-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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