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취재본부 / 박창규 기자] 소싯적 딸기밭을 누비며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 같은 과 친구들과 딸기 하우스에 함께 출근해 허리를 굽히고 하루 50~60㎏ 정도의 딸기를 두세 달 따면 한 학기 등록금이 만들어졌지요. 중간고사를 마치고는 노지로 나가 딸기를 땄습니다. 노지딸기 수확은 하우스보다 엄청나게 힘들고 바빴습니다. 출하 시기가 짧고 바로 이어지는 수박 파종을 위해 뒷정리까지 함께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힘든 기억을 가진 사람에게 딸기 따기 체험은 공포였습니다. 해미읍성 근처 ‘딸기에 반하다’에 방문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서산시 해미읍 해미읍성 부근은 시원한 너른 벌판이 장관입니다. 간척지 조성 전에도 너른 들판이 간척지가 만들어지면서 산 너머 예당평야 부럽지 않은 곡창지대로 변신했습니다. 간월호를 향하는 덕지천 사이로 논과 밭이 바둑판처럼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너른 들판 사이 곳곳에 시설재배 하우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잘 포장된 농로 사이로 오늘의 목적지인 ‘딸기에 반하다’ 간판이 보입니다. 농장에 들어서니 주인장께서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줍니다. 예약 없이 방문했기에 끝물 딸기만 사서 돌아갈 계획이었는데 체험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오늘도 허리를 딸기에 바쳐야겠노라 다짐하면서 딸기 수확의 고통을 떠올렸는데 체험장 안쪽을 보자마자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듣고 체험 하우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딸기의 수분을 돕는 꿀벌의 기분 좋은 비행 사이로 수많은 딸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땅바닥을 기다시피 땄던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 공간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 눈높이 정도에 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은은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은 새빨간 딸기는 새콤달콤한 냄새를 내뿜고 있습니다. 20분 정도 가위질을 하자 손에 든 상자가 가득 찼습니다. 입구로 돌아와 무게를 달아보니 1㎏ 남짓 세 상자가 만들어졌습니다.
딸기 포장을 도와주는 주인장께서 제대로 잘 땄다고 칭찬을 건넵니다. 소싯적 딸기 수확 아르바이트 실력이 죽지 않았나 봅니다. 딸기 수확이 막바지에 다다른 계절임에도 상자에 담긴 딸기가 제철만큼 싱싱합니다. 고개를 돌려 체험장 방문 어린이를 위한 시설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합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화된 시설입니다. 농장을 운영하는 부부는 체험 공간을 마련하기까지 서로 의견이 달랐지만 현재는 매우 만족하며 운영한다고 전합니다.
‘딸기에 반하다’에서 진행하는 딸기 수확 체험은 11월 말부터 이듬해 6월 첫 주까지 진행됩니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1월 딸기는 개당 2,000원이나 하는 몸값 높은 분이시니 지금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맛있는 딸기 듬뿍 따서 해미읍성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드셔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딸기에 반하다
충남 서산시 해미면 덕지천로 854-10
영업시간 매일 오전9시~오후5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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