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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끼] 성환 해장국의 터줏대감 ‘성환뚝배기해장국’

작성일 : 2024.05.21 18:50

작성자 : 박창규 기자 (sisa0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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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취재본부 / 박창규 기자]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려는 듯 수은주가 27도를 가리키고 오랜만에 미세먼지 없는 파란하늘이 인상적인 5월 중순의 어느 날 성환역 앞을 지날 즈음 배가 고파옵니다. 시간은 오전 11시30분, 때 이른 더운 날씨에 냉면을 떠올렸지만 오랜 운전으로 피곤한 몸은 아무거나를 외칩니다. 아무렇게나 배나 채우자는 마음으로 노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휙 둘러보니 ‘뚝배기해장국’ 간판이 보입니다.

 

 

간판에 고스란히 보이는 세월의 흔적은 실패 확률이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간판이 헤지고 문지방이 닳는 동안 견뎌낸 내공이라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거리게 하는 실력입니다. 대문을 들어서니 마당에 사료가 담긴 밥그릇이 놓여 있습니다. 누런색의 구조물은 ‘캣 타워’인데 주인들은 마실을 나가 비어있네요. 이런 풍경을 좋아합니다.

 

 

식당은 80년대에 지어진 전형적인 양옥집입니다. 할머니 집에 놀러온 듯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말 정겨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살림을 하는 안방을 제외하고 작은방과 거실에 테이블을 두고 손님을 맞이합니다. 메뉴도 간단합니다. 뼈해장국과 우거지해장국 두 가지 식사메뉴와 뼈전골이 전부입니다.

 

 

뼈해장국을 주문하고 잠시 숨을 돌리니 금방 뚝배기가 나옵니다. 눈으로 보는 첫 인상은 진한 매운맛입니다. 매운 고추를 먹으면 땀을 흘리는 체질이라 조금 걱정이 앞섭니다. 혹시나 매운 고추가 아닌 캡사이신을 사용한 음식이라면 두 배는 더 흘립니다. 자연재료의 매운맛이 아닌 캡사이신 소스를 사용한 곳이라면 다시는 방문하지 않습니다.

 

 

단출하지만 군더더기 없이 차려진 상을 감상한 뒤 걱정스런 마음으로 첫술을 뜹니다. 역시 순수한 자연재료의 칼칼한 맛입니다. 빨간 색깔에 놀랐지만 적당한 맵기입니다. 앞접시로 뼈를 옮기다 한바탕 놀랍니다. 젓가락이 가는 대로 뼈와 살이 부드럽게 별 수고도 없이 깔끔하게 분리됩니다. 오랜 시간 푹 끓여냈다는 증거입니다. 덕분에 국물이 진하다 못해 맛있게 걸쭉합니다. 보통의 뼈해장국집이라면 어렵습니다. 오래 끓이는 만큼 연료비가 들어가니 적당히 삶아서 손님상에 내놓습니다. 그래서 맛도 적당하지요. 이런 감칠맛은 나오지 않습니다.

 

 

김치에 손을 대봅니다. 얼얼한 혀끝을 식혀주는 시원한 맛입니다. 뼈해장국에 백김치는 처음인데 이렇게 궁합이 잘 맞다니 놀랍습니다. 시원한 맛이 더해지니 감칠맛이 올라 다시 수저를 바삐 움직입니다. 석박지도 집어봅니다. 젓갈과 찹쌀을 듬뿍 넣은 양념이 진합니다. 입에 넣으니 묵직한 맛이 확 치고 들어옵니다. 이런 스타일의 석박지를 겪어보지 못한 분들은 당황할 수 있는 맛입니다. 석박지를 해장국에 풍덩 담가 고기와 함께 깨물면 진가가 드러납니다.

 

 

평소 탕이나 국에 들어 있는 고기를 건져 소스에 찍어먹는 것을 즐기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어준 소스에 한 조각만 찍어 입에 넣어봅니다. 개인적으로 겨자소스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한 그릇 뚝딱하고 계산한 뒤 화장실을 물었습니다. 바깥에 있다고 알려줍니다. 화장실이 오래되고 외부에 있어 조금은 불편합니다. 아마도 집안의 화장실은 주인집 식구들이 쓰시겠지요? 저는 밥을 먹으러 온 객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이렇게 한 그릇 잘 먹고 나왔습니다. 나오자마자 따가운 햇살에 땀이 흘렀지만 기분 좋은 든든함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성환뚝배기해장국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성환1로 272-8
매일 오전10시~오후7시, 오후3시~오후5시 브레이크타임


 

 

 

제보 : sisa0412@naver.com
문의 : 박창규 기자 010-8713-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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